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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공회의소가 비정규직을 채용하고 있는 244개사를 대상으로 비정규직법 개정방향에 대한 업계의견 조사이라고 보도자료를 발표했고, 이에 따라 포털을 비롯한 언론에서 비중있게 다루었다.

우선 이 조사가 과연 객관성 있는 조사인지 의심가는 대목이 여러군데있다. 244개 대상기업이라는데 표본의 대표성은 있는 것인지, 5/14-5/27 조사기간동안 팩스 및 전화조사를 했다고 하는데 응답율은 어떠한지에 대한 상세한 내용이 없다. 

이 조사 자료는 결국 7월 실업대란에 맞물려 비정규직 사용기간 4년 연장이 필요하다(임시도 아닌 항구적)는 논리를 뒷받침하는데 철저하게 복무한 설문조사 내용일 뿐인데, 언론은 이런부분에 대한 언급은 전혀없이 "기업 83% 비정규직 사용기간 늘리면(2->4년) 계속 고용하겠다."는 일방적인 결과를 단순전달만하고 있다. 한마디로 문제의식이 전혀 없이 비정규직 기간연장론의 여론몰이 동조자 집단이 되어 버린 것이다.

역시나 보도자료의 말미에 대한상공회의소의 관계자의 입을 빌어 "오는 7월 이후 비정규직 대량실직사태를 막기 위해서 사용기간의 연장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주장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면서 "비정규직의 고용안정을 위해서도 6월 임시국회에서 비정규직법이 반드시 개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대목이 이 조사의 의도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그러면 언론이 놓치고 있는 부분은 무엇일까.

첫째, 비정규직법의 개정으로 2년에서 4년으로 사용기간 제한이 늘어나면 비정규직의 고용안정이 가능할까? 이런 의문을 던져야한다. 비정규직 사용기간 동안 비정규직을 의무적으로 고용하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설문조사는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늘이면 고용이 늘어나므로, 비정규직법 개정은 위기 하에서 필수불가결한 것처럼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비정규직법은 ‘비정규직을 2년까지 반드시 고용해야 한다’고 규정하는 것이 아니다. 비정규직 근로자를 사용하되 ‘2년을 넘겨 사용하지 말고, 근속기간이 2년을 초과하면 무기계약근로자로 본다’고 하고 있다. 다시 말해, 2년 동안 반복 계약이나 계약해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용계약은 3개월, 6개월, 1년 등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그 기간을 달리리하고 있고, 2년까지 비정규직 근로자를 계속 고용할 의무도 없다.

실제로 비정규직근로자 중 근속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가 전체 비정규직의 58%에 달한다.(통계청 2008년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8월 조사) 또한 비정규직 근로자의 평균 근속기간은 2년 2개월로 나타났다.(통계청 2008년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3월 조사) 비정규직법을 개정해 4년까지 비정규직 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고 해도 어차피 비정규직근로자의 58%는 1년 내에 해고되거나 그만둔다는 이야기다.

비정규직법을 개정해 4년까지 비정규직 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고 해도 어차피 비정규직 근로자는 평균 2년 2개월 안에 직장을 옮긴다는 결론이다. 따라서 법을 개정해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늘린다고 고용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

둘째, 비정규직 사용기간 연장이 안되면 과연 실업은 불가피한 선택인가? 이런 의문을 가져야 한다. 비정규직 사용기간이 연장되지 않을 경우에 55.3%가 절반이상을 해고한다고 응답했다. 29.9%는 절반이상 정규직 전환을 한다고 응답했다.

과연 기간연장이 안되어서 해고하는 것일까?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늘린다고 계약기간이 자동으로 연장되는 것이 아닐뿐만 아니라, 일자리는 경기의 영향으로 늘어나거나 줄어들기 때문에 고용기간을 늘린다고 일자리가 계속유지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비정규직 활용실태에 따른 기업의 비정규직법 대응전략분석」(2008. 12. 노동부) 결과에 의하면 기간제 근로자를 활용하는 이유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은 ‘경기상황이나 수주물량 등 불규칙성을 감안,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24.6%)라고 답하고 있다. 이 조사결과는 비정규직법이 아니라 경기 변동에 의해 비정규직 일자리 총량이 달라진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이번 대한상공회의소의 조사는 83%의 기업들이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늘리면 계속 고용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비정규직 사용기간 연장시 정규직으로 전환 가능성에 대해 45.5%가 정규직 전환이 어려울 것이라는 기업의 솔직한(?) 속내를 여지없이 드러냈다. 

결국 비정규직의 문제해결에 있어서 기간연장은 해결방안이 아니라는 점이다. 4년으로 늘어도 기업들은 정규직화를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고, 기업이 고용을 유지하느냐 여부는 사용기간 연장에 달려있지 않다는 점이다.

결국 비정규직은 4년 사용기간후에 또다시 해고에 직면할 것이고, 4년 기간연장은 값싼 비정규직을 고용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기업만을 위한 기간연장일뿐이라는 점이다. 

언론이라면 대한상공회의소라는 이해당사자 중의 하나가 조사한 결과에 대해서 이런 점들을 봐야한다. 주는 자료를 그냥 베끼는 것이 아니라. 자료를 통해 행간을 읽어야 한다.
Posted by 플랜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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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dpstory.tistory.com BlogIcon D_p 2009.06.08 14: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눈가리고 아옹하는 류의 기사들이 판을 치더군요.
    4년으로 연장하지 않으면 다 잘릴것처럼 겁박하는 분위기도 문제이고.
    애초에 비정규직 법안 자체가 정치적인 볼모로 이리저리 칼질 당해
    누더기가 되어서 통과된 것은 당시 야당이자 현 집권당인 한나라당의 작품입니다.
    대량해고 운운하면서 비정규직 법을 다시한번 걸레로 만들겠다는 속셈.
    역시나 1%를 위한 정당, 사측을 위핸 정당이라는 거겠죠.
    그 4년이라는 기간연장에 비정규직들이 환호할거라는 거만한 생각...
    참, 기자라는 사람들도 열심히 물타기 해주니 이건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