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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명'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9.05.11 다시 읽는 오래된 미래

책을 소개하는 한 티브이 프로그램의 녹화현장. 텍스트의 행간은 차치하고 텍스트 자체에 대해서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듯한 사회자와 라다크같이 현대문명과는 거리가 먼 곳과 파리와 같은 현대문명의 거리 중에 자신의 소속을 선택하라면 자신은 당연하게 파리다 라는 이분법적 선택으로 텍스트의 행간을 못보고 있는 답답한 보조진행자. 다른 세계는 가능하고 그 래야 한다는 텍스트 행간을 애써 설명하는 이상주의자로 몰린 두명의 패널 간에 아슬아슬한 이야기들은, 도대체 이게 무슨 이야긴지 알기나 하는지 모를 독서인단이라는 방청객이 둘러싸인, 현대문명의 모든 이기로 무장된 스튜디오에서 가장 오래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나는 어두운 스튜디오의 구석에서 때때로 숨을 고르며 지켜보고 있었다.


'오래된 미래-라다크로부터 배운다' 몇년전 환경문제를 고민한다는 자의 최소한의 교양이라는 생각에서 후루룩 슝늉 한사발 마시듯이 읽었던 책이다. 최소한 그때 난 이성적으로는 오래된 미래의 메세지를 지지했지만 감성적으로는 이분법의 보조진행자와 같은 마음이었던 것 같다.

대체적으로 인도나 티벳 등의 공동체를 다루는 시각은 한편에서는 그들의 삶을 신비주의적이고 목가적으로 다루는, 그래서 그 내부의 현실을 들여다보는 것을 의도적이든 아니든간에 왜곡하고 못보게 한다. 또 한편에서 서구의 잣대로 그 사회를 미개한 문명으로 규정짓는 우월적 입장의 시각은 그 해당 공동체를 개발해야할, 계몽해서 문명화해야할 대상으로 볼 뿐이다.

이 책은 잘 알려져 있듯이 스웨덴 출신의 여성학자인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가 16년간에 걸쳐 히말라야의 고지대에 위치한 라다크 공동체의 현지체험을 바탕으로, 막 세상으로 열리는 1975년 시점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어떻게 이 공동체 사회가 변화되어 가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 메세지는 라다크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 전일적인 개발의 맹폭이 진행되고 있는 지구촌과 그 속의 구체적인 지역의 개발과 발전 모델이 결코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보통 현실에서 우리가 누리고 있다는 이 문명의 모습에 대해서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라는 필요악이라는 자포자기적인 인식이 너무나 뿌리내리고 있다. 지역적인 것, 작은 것, 다양한 것, 친밀한 것, 자연적인 것을 문명적 개발 과실의 댓가로 포기해야할 어쩔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을 이제는 바꾸어야 할 때가 아닐까.

녹화가 있은지 한주가 지나 그 프로그램을 인터넷을 통해서 보았다. 잘 편집된 내용은 녹화시의 격렬한 논의도, 메세지를 보는 사람에게 얼마나 제대로 전달을 했을까. 녹화 당시의 이분법적 선택에 대한 참 무의미한 질문은 이런 질문으로 바뀌어야 한다.
서구식 개발 및 발전 모델이 과연 지속가능한가, 아니 어쩔수 없는 것인가, 다른 방식, 다른 세계는 불가능한 것인가, 당신은 그러한 새로운 선택을 해본적이 있는가.

쑥스럽게도 나는 이제서야 조금 텍스트의 행간을 읽어나가기 시작한 것 같다. 아니 마음으로 조금씩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같다.


저자 :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 출판사 : 녹색평론사


Posted by 플랜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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